요즘네는 가족여행을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20여 년 만에 근교에 있는 대부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어요.
사진을 정리하면서 여행 기록도 남기고, 추억도 함께 정리해보려고 해요.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찾은 대부도
제가 8살쯤 됐을 때, 부모님과 셋이서 자동차를 타고 대부도에 다녀온 기억이 있어요.
그날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고, 차 안에서 칼국수를 먹고 돌아왔던 흐릿한 기억만 남아 있네요.
인천 앞바다처럼 가까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도권 제1순환도로를 타고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가야 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어요.
특히 상습 정체 구간인 상동~인천대공원 쪽을 지나야 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바다 한가운데를 길게 가로지르는 대부황금로에 들어서자, "아, 대부도에 도착했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어요.
바다가 보이는 맛집: 조만간식당 대부도본점
오전 11시에서 12시 사이에 대부도에 도착해, 바로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이미 가족들이 여행 코스를 어느 정도 짜둔 상태라, "조만간식당 대부도본점"으로 바로 향했습니다.
차를 타고 펜션이 있는 산속(?)으로 한참 들어가야 식당이 나와요.
파란 하늘과 빨간 건물의 보색 대비가 눈에 띄는 예쁜 외관이에요.
실내는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바로 바다가 보여 멋스러웠어요.
가운데에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는데, 혹시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만져보지는 않았습니다.


대표 메뉴는 육회/꼬막 비빔막국수와 육회/꼬막 비빔밥이에요.
저희는 육회 비빔막국수, 꼬막 비빔밥, 바지락 듬뿍 칼국수, 해물파전을 주문했어요.
육회 비빔막국수는 정말 맛있었고,
꼬막 비빔밥은 무난했지만 엄청 맛있다고 하긴 어려웠어요.
그래도 막국수를 다 먹고 남은 소스와 육회에 꼬막 비빔밥을 비벼서 먹으니 꽤 맛있더라구요.
두 가지 메뉴를 함께 시켜 비벼 먹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빔막국수 위에 노란색 동그란 토핑이 있어서 처음엔 계란 노른자인 줄 알았는데, 얼린 홍시였어요.
어육파전은 퀄리티 있게 나왔고 맛도 좋았어요.
칼국수는 다른 가족이 주문해서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양이 푸짐해 비주얼만으로도 괜찮아 보였습니다.
이번 식사는 제가 대접했는데, 8명이 먹고 가격은 ₩162,000원 나왔어요.
전체적으로 맛, 분위기, 구성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식사였어요.
대부도 대표 뷰카페: 바르바커피 타워360
맛있게 식사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바르바커피 타워360이었어요.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면 전망대와 정원, 커피 박물관이 함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가격은 뷰와 자리에 대한 비용이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로 높은 편이에요.
예를 들어, 아메리카노 한 잔에 7,500원... ㅎㄷㄷ


전망대도 좋았지만, 1층과 2층의 뷰도 괜찮았어요.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게 느껴졌고, 평일 한산할 때는 굳이 전망대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충분히 좋았어요.
주의사항이 하나 있어요!
1층에서 인당 커피를 미리 주문하고 결제해야 전망대 입장이 가능합니다.
엘리베이터 타기 전 직원이 구매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미리 결제하지 않으면 올라갈 수 없어요.
(이해는 가지만, 실제로는 약간 불쾌할 수도 있어요.)
전망대 층에서는 직원이 지정해주는 자리에 앉는 방식이었고, 1시간까지 머물 수 있다고 들었어요. 다만, 저희는 평일에 방문했는데 1시간보다 좀 더 있었던 걸 보면, 휴일에만 제한을 두는 것 같아요.
좌측에 있던 건강빵(?)이 가장 맛있었고,



다른 빵도 퀄리티는 좋았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커피도 나쁘지 않고 좋았어요.



창문은 자동으로 회전해서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정도 걸리는데요,
창밖을 계속 보다 보면 어지러울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월요일인데도 사람이 많아서 놀랐어요.
빵과 커피를 즐긴 후,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내려와서 1층 야외도 둘러봤어요.
커피박물관은 사실상 로스팅 기기를 몇 개 전시해놓은 간이 전시장이었어요.
그냥 겸사겸사 둘러볼 만은 했지만, 진짜 커피박물관을 찾는다면 강릉 테라로사 박물관을 추천드려요.
이색 체험: 대부 바다향기 테마파크 전동 바이크
다음으로 간 곳은 대부 바다향기 테마파크입니다.
주차장으로 들어서면 대부도 전동바이크이라는 렌탈샵이 있어요.
2인 기준 2만원이고, 다만 아쉬운 점은 보험이 없기 때문에 운전면허 소지자만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에요.
사고 발생 시 본인 책임이라는 동의서에도 사인을 해야 해요.
가게에서 키우는 고양이. 엄청 순했어요.
저는 10년 넘게 장롱면허에, 전동 바이크도 처음이라 겁이 났지만,
한 바퀴 정도 돌고 나니 슬슬 감이 오더라고요.
그래도 코너 돌기와 균형 잡기는 여전히 어려웠어요.
이용 시간은 1시간, 외곽 도로를 두 바퀴 정도 돌 수 있고,
갯벌이나 테마파크 안쪽으로 들어가면 벌금을 내야 하니 꼭 주의하셔야 합니다.
중간중간 내려서 사진도 찍을 수 있어 좋았어요.




고양이와 함께하는 카페? 고양이역
원래는 전동 바이크까지만 타고 돌아가려 했지만, 저녁까지 즐기자는 분위기가 되었어요.다시 차를 타고 즉흥적으로 선택한 곳은 고양이역이라는 이름의 카페입니다.
이 카페는 대부도에 있는 건 아니고, 선재도를 지나 인천 영흥도에 위치해 있어요.
입구 옆에는 넓은 공터가 있어 차를 세우긴 좋았어요.
하지만... 입장료가 인당 2만원이었어요.
(8명 기준이면 16만원...) 실제로 카페 이용은 못 하고 그냥 나왔어요.
음료 포함 1만5천 원 정도였으면 갔을 텐데, 여러 명이 방문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어요.
커플끼리 오면 괜찮을 것 같긴 했어요.
안녕.. 고양이역~
썰물 때 만나는 목섬 풍경: 당너머 해변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에 있는 근처 당너머 해변으로 이동했어요.
정확히는 당너머 해변 오른쪽에 위치한 갯벌 느낌의 해안이었어요.
마침 썰물 때라 무인도인 '목섬’까지 걸어갈 수 있었어요.
가볍게 산책하며 사진 찍기에 딱 좋았습니다.




대부도 포도빵, 돌아가는 길에 간단한 기념품으로 좋아요!
집에 돌아오는 길,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대부도 포도빵집이었어요.
일반 크림과 포도 크림이 섞여 있는 빵이에요. 대부포도빵 한박스에 ₩18,000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박스 사서 회사 동료들과 나눠 먹었어요.



엄청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속초에 갔을 때 봤던 속초 샌드보다는 나았던 것 같아요.
판매점에서도 3일 내 냉장 보관 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어, 구매 후에는 빠르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도 당일치기, 소소하지만 단단했던 하루
이날은 어디 특별한 곳을 갔다기보다,
가족과 함께 오랜만에 느긋하게 보내는 하루였다는 점에서 더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어요.
날씨도 좋았고, 생각보다 코스도 다양하게 다녀 만족스러웠습니다.
올해 잊지 못할 하루로 남은 대부도 여행이었어요.